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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음반소개팅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 : 야광 토끼 [Seoulight]

by 즐거운 보빈씨 2018. 6. 14.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



항상 문제는 그 놈의 콘텐츠다. 

백수를 자처한 나에게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런 질문을 한다. 


“그래서 이제 뭐 할건데?” 


나도 그게 궁금해서 고민 좀 해보려고 회사를 그만 뒀다니깐. 

프로그램 만들 때도 그랬다. 그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은 게 중요한가? 계도적이고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게 중요한가? 

난 이야기꾼이 되고 싶은 거냐,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냐? 당최 하고 싶은 게 뭔가?


임유진이라는 음악가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검정 치마의 키보디스트로 활동하다 “너도 니 음악 한 번 해보지?”라는 조휴일 군의 권유로 야광 토끼라는 밴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햐, 권유 한 방에 자기 앨범이라니! 심지어 음악도 좋다! 난 이런 사람이 부럽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신호가 마구 뿜어져 나오는 사람. 세상은 이런 사람에 늘 굶주리고 있고 발견하면 낚아채고 싶어한다. 


자기 이야기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말도 잘한다. 강연도 하고 책도 내고 음악도 했다가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고 하여간 우리 같은 사람들 눈에는 거의 문어발처럼 신기하게 별별 것을 다 한다. 

신에게 특별히 잘 보여서 혼자만 재능을 부여 받았을 것만 같은 그 사람은 좋은 알맹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마치 물과 같아 그릇을 타지 않고 그게 음악으로 갔다 그림으로 갔다 자유자재다. 심지어 새로운 도구를 개발까지 한다. 아! 얄미운지고. 


얄미운 마음은 내가 이겨야 없어진다. 

인쇄 매체를 뒤덮은 수많은 사람들처럼 글을 잘 쓰고 싶었다. 

펜을 들어본다. 음… 펜을 내려본다. 음… 창 밖을 한 번 본다. 음… 찍은 건 점이요, 가는 건 시간이라. 


이래서 신해철은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물었나 보다. 

밥그릇도 없고 밥도 없는, 백수인 지금 내가 필요한 것은 마음의 밥이다.


(2014.07.11)




야광토끼 1집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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