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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19

그게 다 외로워서래 : 김목인 [한 다발의 시선] 그게 다 외로워서래 애인이 있어도 외로울 친구들의 대화 -응, 여보세요 (도로 차 소리)-응, 나야-어, 그래~ -뭐해?-응, 술 한잔 하고 집에 가는 길~-또 술 마신 거야? 오늘도 춤 췄겠네~ 하하-야야, 남자끼리 그냥 술 한잔 한거라니까~ 훗훗 넌 뭐하냐?-그냥 요 앞에 라면 사러 나왔어. -야 밤에 웬 라면? 이 비 오는데?-응 그러게. 하하-야, 밤에 살쪄 무슨 라면이야.-아이 뭐 그냥 출출하고 그래서~-에이 집에 과일 같은 거 없어? 있는 과자 같은 거 있으면 조금만 먹지-그러게 말이다- 그냥 왠지 이렇게라도 해야 좀 기분이 풀릴 거 같아서~-왜? 무슨 일 있어? -그러게 (휴) 모르겠다. 그냥 허한 거 같아 (웃음)-야~ 너 외로워? (비웃음) 남친 요새 못해주냐?-아 됐다 그래. 남친이랑 .. 2018. 6. 13.
한 판의 게임 : Queen [The Game] 한 판의 게임 VHS 비디오 테이프. 이상하게 비디오 테이프는 그냥 물건의 이름일 뿐인데도 왠지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야릇해진다. 그리고 왠지 빨간색에다 각양각색의 포즈를 취한 볼 빨간 소녀들의 스티커가 붙어 있어야 할 것 같다. ‘풍차’라든가 ‘욕정’, ‘~했네’ 등의 오글거리고 직접적인 제목과 함께. 우리집의 분위기는 굉장히 오픈되고 쿨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놀라움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토요 명화’같은 영화에 남녀의 키스 장면이 나오면 그저 영화의 일부분으로 생각할 뿐 아무도 헛기침을 하거나 딴청을 부리지 않았고, 이나 같은 당시 엄청 파격적인 영화도 부모형제 온 식구 다같이 모여서 보곤 했다. 어느날 친구에게 VHS 비디오 테이프를 하나 빌렸다. 친구가 빌려준 테이프도 그런 센 .. 2018. 6. 12.
잘 알지도 못하면서 : Pink Floyd [Wish You Were Here]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실제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잘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가족이나 오랜 친구에 대해서 혹은 우리의 자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내 애인이고 내가 낳은 자식이라 당연히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초라해 마지않다. 왜 저러는지 알 수 없는 애인의 기분을 이리저리 살피고, 아이 방에 몰래 들어가 일기장에 손대고 마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모습인 것이다. 핑크 플로이드도 그랬다. 핑크 플로이드! 아!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고 위대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나는 잘 몰랐다. 영국팀이던가, 미국팀이었던가? 멤버가 몇이더라? 웃긴 것은 너무나 유명한 전설이다보니 마치 비틀즈나 엘비스 프레슬리마냥 그들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고작 .. 2018. 6. 11.
충격의 그 앨범 : 검정치마 [201] 충격의 그 앨범 “제대로 충격 먹은 몇 안 되는 국내 인디 앨벌들 중 한 장이 바로 검정치마 1집이었어요.”나의 음악 지기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랜 세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해온 대중음악 평론가로서 얼마 쥐고 있지도 않던 나의 쥐꼬리 만한 음악 지식마저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린 인물이다. 그에게 충격을 줄 정도면 진짜 대단한 음반일 것이다. 충격적이었다는 그 음반의 공격에 그럼 나는 멀쩡했냐고 물어봐 준다면 ‘1집보다 먼저 접했던 검정치마 2집에 나 역시 충격을 받아 정지했다’고 답하겠다. 2012년 회사 앞의 핫트랙스였다. 느긋하게 음반들을 둘러보는데 갑자기 ‘엄청나게’ 좋은 곡이 매장을 채웠다. 통기타 한 대, 건반, 베이스, 드럼, 약간의 소스만이 들어간 예쁜 음악. 멜로디가 아름답고 가사.. 2018.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