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 no.1
맑고 시원한 초여름 저녁.
찻집은 조용했다.
붉은 등이 달린 창가를 따라 드문드문 사람들이 앉았다.
노신사, 젊은 회사원, 학생… 저 편에는 연인 몇 쌍이 떨어질 새라 껴안고 있다.
사랑에 빠진 표정이 황홀하다.
누군가 갑자기 나를 부른다.
고개를 돌린 내게 인사도 없이 다가와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내 어깨를 감으며 목을 끌어 안고 내 귀에 속삭인다.
낯설지 않고 따뜻하다. 귀를 간지럽히는 입술이 아름답다.
나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맸노라 속삭이는 Kurtis Blow의 목소리에게 내 얼굴을, 목을, 귀를 내어준다.
한 눈에 반한 이 연인의 목소리와 환희에 차오른다.
붉은 등 아래에서의 부드럽고 슬픈 손길을 잡고 축축히 젖은 길을 걸었다.
(201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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